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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dodo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4회   작성일Date 24-08-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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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른바 '로또 아파트'에 대한 청약이 과열되면서 청약 제도의 각종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달 청약 당첨 결과를 공개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3.3㎡(1평) 당 평균 분양가가 6736만원으로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를 기록, 전용면적 84㎡ 기준 23억원대에 분양했다. 그럼에도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20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대부분 70점대 중후반대였고 만점자도 3명이상 나왔다. 그러나 미계약 등 잔여 물량이 50가구나 나오면서 '선당후곰'(일단 당첨되고 분양가 등은 나중에 고민하자) 분위기가 포착됐다. ▷관련 기사:'부정청약' 논란 래미안 원펜타스, 잔여 세대 '50가구' 떴다(8월22일)

    선당후곰을 부추긴 것 중 하나는 '실거주 의무 유예'가 꼽힌다. 정부가 올 초 주택법을 개정해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모자란 잔금은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할 수 있게 돼서다.

    원펜타스 역시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면서 실거주 의무 3년 유예가 적용, 청약 당첨자는 임차인을 구해 잔금 일부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후분양 단지라 잔금 납부 기한이 짧아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일부 당첨자들이 결국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이달 중순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원펜타스 청약 당첨자의 사촌'이라고 칭한 작성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분양 대금을 '투(융)자'해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용 84㎡에 당첨돼 23억원가량이 필요하지만 계약금 4억5000만원밖에 없다는 사정이었다.

    작성자는 자신에게 19억원을 빌려주면 3년 후 집을 처분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에선 자금 여력이 부족한데도 무리하게 청약을 받아, 오히려 준비된 이들이 당첨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눈총을 보냈다.

    만약 누군가가 이 당첨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는데, 향후 당첨자가 부정 청약 등으로 계약이 취소되면 돈을 빌려준 사람은 약정대로 원리금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애초에 불법 사금융 여지가 크기도 하다.

    실거주 의무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상한제 단지도 '선당후곰' 분위기를 키울 수 있다. 이달 분양하는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는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 차익 5억원가량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거주 의무가 없다.

    실거주 기간은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로 결정하는데, 디에이치 방배는 분양가가 시세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면서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게 청라푸르지오스타셀라 됐다. 주변에 신축 아파트가 적고 빌라 단지가 많아 직접 비교 대상이 되는 평균 시세가 내려간 탓이다.
    청라 푸르지오 스타셀라49
    위장 전입 등으로 청약 가점을 올린 당첨자를 완벽히 걸러낼 수 없다는 것도 허점으로 꼽힌다. 부양하는 세대원이 많을수록 가점이 올라가는데,주민등록등본상으로만 세대를 합쳐 가점을 얻는 경우다.

    원펜타스의 경우 당첨자 대부분의 청약 가점이 70점 중후반대였다. 70점대를 받으려면 부양가족을 포함해 세대원 수가 5~6인 이상이어야 한다. 4인 가족으로 최대 받을 수 있는 가점은 69점이다.

    이에 원펜타스 청약 낙첨자나 예비당첨자를 중심으로 위장전입 의혹 등 부정 청약을 고발하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만점자의 경우 세대주 부부의 자녀가 5명이거나, 3대가 함께 살아야 가능한데 요즘 대가족 거주 형태가 극소수라는 점에서 의심이 나온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만점은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주위에 이런 가족을 본 적이 없다", "주민등록상으로만 올려놓고 같이 안 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입주 시 세대원 전체가 거주해야 한다는 의무도 없다. 이처럼 위장전입 등 부정 청약 의심이 잇달아 나오자 국토교통부는 9월 전수조사를 예고했고,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계약 취소 등 잔여 물량이 전체의 17%나 나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기사:'가점 만점?'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자 전수조사한다(8월20일)

    이른바 '금수저 특공'에 대한 지적도 잇따른다. 분양가가 상당히 높은 단지도 신혼부부 및 생애최초 특공은 소득 및 자산 기준이 적용된다. 결국 부모의 도움이 불가피해 '금수저'만 당첨된다는 얘기다.

    원펜타스의 경우 전용 84㎡의 분양가가 20억원이 넘지만, 신혼부부 특공 1단계 신생아 우선공급의 소득 기준은 맞벌이 기준 전년도 도시근로자 세대원수별 월평균소득의 120% 이하여야 한다. 3인 이하 가구 기준 월 840만원 정도다.

    그럼에도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원펜타스는 신혼부부 특공 41가구 모집에 1만1999가구, 생애최초 특공 19가구 모집에 2만1204가구가 신청했다. 결국 전체 특공에서 29가구의 잔여 물량이 나온 바 있다.

    이처럼 청약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청담 르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등 강남권 로또 청약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제도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개편은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지만 로또 청약, 금수저 특공 등 일부에 혜택을 몰아주는 식으로 흘러가는 제도는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실거주 의무 적용 기준 형평성을 비롯해 강남권 상한제 적용 적정성 등을 들여다보고 로또 청약 여지를 줄여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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